
이원기 변호사
(캘러포니아, 일리노이주, 워싱톤DC 등록)
한국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원청과 하청의 경계를 허물고, 노동자를 지배하거나 통제하는 주체를 모두 사용자로 간주하여 책임을 묻는 법입니다. 미국 역시 오래전부터 공동고용(joint employment) 원칙을 통해 비슷한 기준을 적용해 왔습니다. 이 두 제도는 한국 기업이 미국에 진출할 때, 본사까지 노동법적 책임을 확장시키는 중요한 위험 요소가 됩니다.
이러한 법적 잣대로 발생하는 한국기업들의 리스크를 피할수 있는 전략을 제시합니다.
1. 본사와 미국 법인의 의사결정 구조 철저히 분리
본사가 미국 법인의 이사권·노무정책·현장관리에 직접 개입하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합니다. 본사의 역할은 전략적 투자·재무 관리에 국한시키고, 인사·노무·안전 등 근로조건 관련 권한은 현지 법인이 독립적으로 행사하도록 해야 합니다. 내부 문서와 실제 운영이 일치해야 하며, “본사 승인 후 결정” 같은 절차는 피해야 합니다. 이는 곧 통제권 행사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2. 하청 및 협력업체 관리의 구조적 독립성 유지
계약상 본사가 하청업체와 직접 관계를 맺는 구조를 피하고, 반드시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서만 계약·지휘·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본사가 하청업체와 직접 소통하거나 현장 업무를 지휘하는 이메일·메모·회의록이 남지 않도록 내부 지침을 마련해야 합니다. 계약서에는 하청의 독립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 본사는 단순 발주자·투자자라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3. 현장 지휘·감독 흔적을 남기지 않기
본사 파견 인력이 현장에서 작업 지시·근무시간 조율·안전 규정 통제를 하는 경우, 이는 곧 본사의 사용자성 인정 근거가 됩니다. 파견 인력은 “자문·지원” 역할만 수행하도록 제한하고, 실제 지휘·명령은 반드시 현지 법인의 관리자가 하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업무 지시 문서는 현지 법인 명의로 작성·배포해야 합니다.
4. 노무·안전·임금 관리 책임의 현지화
임금 지급, 연장근로 관리, 휴게시간 부여, 산업안전 점검 등은 전적으로 미국 법인의 권한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본사는 단지 감사·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모니터링만 하고, 개별 근로자의 근무조건에 대한 결정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노조와의 교섭도 반드시 현지 법인이 주체가 되도록 하고, 본사가 교섭 과정에 개입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5. 내부 규정 및 문서 정비
책임 매트릭스를 만들어 “누가 무엇을 결정하는지”를 명확히 하고, 본사는 근로조건 관련 결정권이 없음을 문서화해야 합니다. 본사의 승인 절차를 없애거나 최소화하여, 미국 법인의 독립적 의사결정이 외부에 명확히 드러나도록 해야 합니다. 하청 계약서에도 “본사는 사용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과 함께, 노무·안전 준수 책임은 전적으로 현지 법인과 하청업체에 있다는 내용을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6. 교육 및 준법감시 체계 운영
본사 및 파견 인력을 대상으로 “공동고용 리스크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현장에서 무심코 업무 지시를 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합니다. 정기적인 내부 감사를 통해, 본사가 노동법 위반에 개입한 흔적이 없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문제 발생 시 본사가 직접 개입하기보다, 현지 법인 법무팀이나 외부 변호사를 통해 대응하도록 절차를 고정해야 합니다.
결론
노란봉투법과 미국 공동고용 제도의 공통된 핵심은 단순합니다. “노동자를 지배하거나 통제하는 자는 끝까지 책임을 진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미국 진출 시 노동법 책임을 피하려면, 본사와 미국 법인의 독립성 확보가 절대적입니다. 형식적 분리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제 운영에서 본사가 통제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즉, 본사는 투자자·전략 결정자, 미국 법인은 사용자·노무 책임 주체라는 이원화를 철저히 실현할 때만, 노란봉투법과 공동고용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